부비동암 증상과 치료 방법, 불안할수록 정확히 알아두세요

부비동암, 도대체 어떤 암일까요?
여러분, 혹시 요즘 들어 부비동암이라는 말을 처음 듣고 검색창에 쳐보셨나요? 이름도 생소한데, 관련 글을 읽다 보면 “희귀암”, “예후” 같은 단어들이 계속 나와서 괜히 더 겁이 나실 수 있어요.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악동(볼 부위), 사골동(눈 안쪽), 전두동(이마), 접형동(머리 깊은 곳) 이런 공간들이 모두 부비동이에요. 이 안을 덮고 있는 점막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자라 암으로 변한 것이 바로 부비동암입니다. 코 안쪽에 생긴 비강암과 함께 비부비동암이라고 묶어서 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 부위가 눈, 뇌 기저부, 치아, 얼굴 신경과 아주 가깝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부비동암이 자라는 방향에 따라 코막힘, 얼굴 통증, 치통, 시야 이상처럼 증상이 여러 가지로 섞여 나타나고, 단순한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편입니다. 이 때문에 부비동암은 조기에 발견되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진단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부비동암이 생기는 원인과 위험요인
부비동암의 원인을 하나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위험요인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나 가까운 가족이 여기에 해당된다면 한 번쯤 머릿속에 기억해 두시면 좋아요.
첫째, 작업 환경입니다.
나무가루, 가죽가루, 직물 먼지, 금속 분진(니켈·크롬 등), 페인트나 용제, 석유 관련 화학 물질 증기에 오래 노출되는 직종에서 비부비동암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목공소, 가죽·신발 공장, 금속 가공업, 도장 작업 등을 오래 하신 분이라면 정기적으로 코와 부비동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입니다.
오랫동안 고질적인 축농증을 앓아온 분들 중 일부에서 상악동암이 발견된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반복되는 염증이 점막 변화를 일으켜 부비동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축농증이 있다고 모두 암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흡연과 대기오염입니다.
흡연은 두경부암 전반에서 공통적인 위험요인입니다. 부비동암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담배 연기와 각종 유해물질에 오래 노출될수록 비부비동암 발생 가능성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넷째, 특정 바이러스 감염과 유전적 요인입니다.
일부 부비동암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가 함께 발견되기도 하고, 체질·면역 상태에 따라 암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요인에 해당된다고 해서 반드시 부비동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서서히 쌓인 결과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부비동암 증상, 비염·감기와 헷갈리는 이유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이 바로 부비동암 증상일 거예요. 문제는 이 부비동암 초기증상이 비염, 감기, 축농증과 너무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설마 암일까?”라는 생각은 잘 못 하고, 약만 먹다가 시간이 꽤 흘러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부비동암 증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쪽만 유난히 심한 코막힘
알레르기 비염은 보통 양쪽이 번갈아 막히는 경우가 많지만, 부비동암은 한쪽 코만 계속 답답한 상태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써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2주 이상 계속된다면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 피 섞인 콧물, 반복되는 코피
평소와 다르게 콧물에 피가 자주 섞인다든지, 특별한 이유 없이 같은 쪽 코에서 반복적으로 코피가 난다면 부비동암 초기증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얼굴 통증·눌리는 느낌, 치통
상악동 주변에서 자라는 암은 볼 부분이 뻐근하거나, 윗니가 쑤시는 듯 아프고 흔들리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 치통이 오래간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함께 받아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 얼굴 한쪽이 붓거나 변형되는 느낌
부비동 안에서 종양이 커지면 한쪽 얼굴이 붓거나, 좌우 비율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었을 때 유난히 한쪽만 부어 보인다면 그냥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기지 마시고 한 번쯤 체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눈 주변 증상과 두통
암이 눈 근처나 안와 뼈를 침범하면 한쪽 눈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안구 돌출, 겹쳐 보이는 복시, 시야 흐림, 눈 주위 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통이 계속되고 눈까지 불편하다면 단순 편두통으로만 치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목의 멍울, 체중 감소, 피로감
부비동암이 진행되면 목 림프절로 전이되면서 만져지는 덩어리가 생기기도 하고, 원인 모를 체중 감소와 피로감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부비동암 증상들은 하나하나만 보면 흔한 코질환과 비슷하지만, “한쪽만 집중적으로”, “오래 지속되고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 있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 검사까지 받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부비동암 진단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부비동암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여러 검사가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코 안을 들여다보는 비강 내시경부터 시작하지만, 여기서 이상 소견이 보이면 본격적인 영상검사와 조직검사로 이어집니다.
- 비강 내시경 검사
얇은 내시경을 코 안에 넣어 종양이나 궤양, 출혈 부위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폴립(물혹)처럼 보이는 덩어리와 부비동암을 구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CT, MRI 같은 영상검사
CT는 뼈가 얼마나 파괴되었는지, 어느 부비동까지 병변이 퍼졌는지 보는 데 유용하고, MRI는 연부조직·신경·뇌 기저부 침범 여부를 더 정확히 보여줍니다. 비부비동암이 눈, 뇌, 치아 쪽으로 어디까지 번졌는지를 파악해 수술 범위를 정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 조직검사(생검)
결국 부비동암 진단의 핵심은 조직검사입니다. 내시경으로 비강에서 직접 작은 조각을 떼어내거나, 부비동 안쪽 깊은 곳에 있는 종양은 수술적으로 접근해 조직을 얻습니다. 이걸 현미경으로 분석해 편평상피암, 선암, 소세포암 등 정확한 조직형을 확인합니다. - 병기 설정 검사
PET-CT, 경부 초음파, 가슴 CT 등을 통해 다른 장기나 목 림프절 전이 여부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런 검사 결과를 종합해 “몇 기의 부비동암인지” 병기를 정하고, 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부비동암 치료 방법: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
부비동암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의 세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표적치료나 면역항암제, 재건수술, 재활치료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 부비동암 수술 치료
비교적 초기 부비동암이라면 수술만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요즘은 내시경 수술 기술이 발달해서 얼굴을 크게 절개하지 않고도 비부비동암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종양이 광범위할 때는 위턱(상악), 코 주변 뼈, 눈 주위 뼈 일부를 함께 절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얼굴 모양과 기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성형외과, 구강악안면외과와 협진해 재건수술을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방사선 치료
수술 후 남아 있을지 모르는 미세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보조적인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종양 위치상 수술이 너무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비부비동암은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합니다. 정밀 방사선 기술 덕분에 예전보다 정상조직 손상은 줄이면서, 종양에는 더 높은 선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항암화학요법
진행성 부비동암에서는 수술 전후로 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 범위를 줄이거나,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서 암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부비동암 치료에서 쓰이는 항암제 조합은 여러 가지가 있고, 환자 상태에 따라 약 종류와 스케줄이 달라집니다. - 표적치료·면역치료와 다학제 진료
일부에서는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가 적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개인별 유전자 검사와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가 꼭 필요합니다. 코와 부비동, 안와, 뇌기저부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부비동암 치료는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안과, 성형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가 함께 논의하는 다학제 진료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 입장에서는 여러 과를 전전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한 팀이 같이 치료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후와 재발, 너무 숫자에만 매이지 마세요
인터넷을 찾아보면 부비동암 5년 생존율이 30~50% 정도라는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병기가 매우 진행된 케이스까지 모두 포함한 평균값이라서,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기에 발견해 수술·방사선으로 잘 치료한 부비동암은 5년 생존율이 훨씬 높은 편이라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눈이나 뇌 기저부를 침범한 상태에서 발견된 비부비동암은 치료가 다소 힘들 수 있고, 재발 가능성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발견했는지, 그리고 첫 치료를 얼마나 제대로 받았는지” 입니다.
치료 후에는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수입니다. 초기에는 수개월 간격으로, 이후 간격을 조금씩 늘리면서 코 내시경, CT, MRI 등을 통해 재발 여부를 꾸준히 확인하게 됩니다. 재발이더라도 가능한 한 초기에 발견하면 다시 수술하거나 방사선·항암치료를 조합해 대응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치료 이후의 일상,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부비동암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예전과 똑같이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의 도움을 받으면서 천천히 적응해 나가면, 생각보다 일상으로 잘 복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치료 후에는 코막힘, 콧마름, 후각 저하, 안면 감각 저하, 눈물 흐름 변화, 말·삼킴의 불편감, 얼굴 모양 변화에 따른 심리적 위축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재활의학과, 언어치료사, 심리상담센터, 의료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으면서 일상 기능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작업 환경을 조정해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고, 금연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만성 부비동염·비염 관리 등을 이어가는 것이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혼자 버티지 않는 것”입니다. 가족, 친구, 의료진과 충분히 이야기하시고, 불안과 우울감이 심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부비동암 치료의 일부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한 번은 꼭 이비인후과로
· 한쪽 코만 계속 막힌다.
· 피 섞인 콧물이나 코피가 자주 난다.
· 치과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윗니 통증이 오래간다.
· 한쪽 얼굴이 붓거나 비대칭이 심해지는 느낌이 든다.
· 눈이 튀어나온 느낌, 시야 흐림, 두통이 계속된다.
이런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질 때는 “설마 부비동암일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도, 실제로는 단순 염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 가서 부비동암 검사를 받아보는 거예요. 한 번의 검사로 걱정을 덜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나 소중한 사람이 부비동암이라는 단어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겁부터 먹기보다는, 차분히 정보를 정리하고 믿을 수 있는 주치의와 함께 앞으로의 길을 하나씩 만들어가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