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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위·대장 내시경, 왜 미루지 말아야 할까?

 

여러분, 위·대장 내시경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검사 과정이 두렵기도 하고, 준비 과정이 번거로워서 자꾸 미루게 되지요. 하지만 막상 경험해 본 분들은 “이 정도라면 미리 할 걸 그랬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사실 이 검사는 불편함보다는 예방의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건강을 지키려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주기적으로 챙겨야 할 검사입니다.


예방이 곧 치료

위 내시경은 위염, 위궤양뿐 아니라 조기 위암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대장 내시경은 용종을 발견하면 바로 제거하여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위암과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정기 검진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단순히 증상이 있을 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없더라도 정해진 나이가 되면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할까?

보통 대장 내시경은 50세 전후부터 권장됩니다. 다만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용종 절제 경험이 있다면 40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간격이 달라지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면 5~10년 간격으로도 충분하지만 용종이 발견되면 3년 안쪽으로 더 짧게 권고되기도 합니다.
위 내시경은 한국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만 40세 이상 성인은 최소 2년에 한 번은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증상이 있거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같은 소견이 있다면 매년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 과정, 생각보다 중요하다

대장 내시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 정결입니다. 장이 깨끗해야 작은 용종이나 평탄한 병변까지 놓치지 않고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검사 전 며칠은 씨 있는 과일, 해조류, 잡곡밥 같은 섬유질 음식은 피하고, 흰쌀밥이나 두부, 계란처럼 소화 잘 되는 음식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날에는 맑은 국물이나 미음 위주로 가볍게 섭취하시고, 정결제는 분할 복용 방식으로 나눠 드시면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저용량 정결제도 많이 쓰이고 있어 부담이 줄었습니다.
위 내시경은 금식이 핵심입니다. 맑은 물은 검사 2시간 전까지 가능하지만, 커피나 우유, 주스처럼 탁한 음료는 피해야 합니다. 최소한 검사 6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쳐야 위가 비워져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검사 당일의 실제 모습

검사 당일 병원에 도착하면 간단한 문진과 수면 내시경 여부를 확인합니다.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면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큰 불편 없이 끝낼 수 있습니다. 위 내시경은 보통 5분 내외, 대장 내시경은 용종 절제가 있으면 20~30분 정도 소요됩니다. 검사 후에는 회복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귀가할 수 있지만, 당일에는 운전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은 삼가야 합니다. 복부 팽만감이나 미약한 불편감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합병증은 드물지만 주의는 필요하다

위·대장 내시경은 안전한 검사지만 100% 무해한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천공이나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수면 내시경의 경우 호흡 억제나 혈압 저하 같은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합병증은 발생률이 매우 낮고, 대부분 적절히 대처할 수 있으므로 지나친 두려움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수칙을 지키고,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받는 것입니다.


검사 ‘질’이 중요하다

같은 내시경이라도 누가 시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장 내시경에서는 선종 발견율이 높을수록 장래 대장암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고를 때는 장정결 상태가 불량하면 재검을 권유하는지, 검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지, 용종 절제 후 추적 관리가 체계적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속 관리도 함께

위·대장 내시경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기본입니다.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위장 건강을 크게 지킬 수 있습니다. 변비가 지속되거나 변에 피가 섞이는 등 이상 신호가 있으면 바로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위·대장 내시경은 단순히 검사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예방 도구입니다.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받는 것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아예 막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확실한 건강 투자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 마음속에 ‘언젠가 해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계셨다면, 지금이 바로 그 언젠가일 수 있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에 예약해 두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한 번의 선택이 앞으로의 수십 년을 바꿔줄지도 모릅니다.